우리는 사랑일까(THE ROMANTIC MOVEMENT) - 알랭 드 보통 by TakeTree




이책 정말 최고 ㅋㅋㅋ 완전 반했다.
정말 이 책을 왜 이제야 읽었을까 후회될 정도로 정말 좀 짱인ㅋ 책이다.

제목이 뭔가 너무 연애소설 같은 책이라서.. (한국판 제목 좀 잘못지은것 같아;;)
선뜻 읽을 생각을 하진 않았었는데

앨리스와 에릭의 연애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단순 그것이 아닌,
사람이 (혹은 여자가) 살면서, 연애라는 것을 하면서,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면서, 느끼는 순간 순간의 감정과 생각들을
철학, 또는 묘사, 또는 분석 등등 변화무쌍한 방법으로,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

나로서는 말로써 풀기 힘든 생각의 과정이나 미묘한 심리를
정말 이런식으로 말할수 있구나ㅋㅋㅋ 하고 몇번이나 읽는 내내 감탄 또 감탄.
때로는 엉뚱한 묘사와 그림?? 으로 표현해주는데 정말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ㅋㅋ

지나가는 것 뿐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묻어버려야 하는거라고 생각했던, 왜 그러는지 알수없는 기분을 몇단계로 분리해서 풀어내는 몇몇 페이지에서는 정말. 소리라도 지르고 싶을 정도로 감탄했다.

이사람 정말 멋있다 ㅜㅜ 스물세살에 첫 소설을 냈대 ㅜㅜ


몇번 이라도 다시 읽어도 재미있을 것같은 멋진 작품.
이사람의 다른 작품 찾아서 읽어봐야지 >ㅁ< 잼있겠다아아아

기억에 남는 한구절 첨부.


(전략)
8. 존재 때문에 사랑받는 것

궁극적으로, 오로지 앨리스는 잃어버리면 자신이 존재할 수 없는 것들 때문에 사랑받고 싶었다. 그녀에게는 빼버릴수 없는 요소들 때문에 사랑받고 싶었다. 시간이 흐르고 운이 나쁘면 그녀는 아래의 것들을 잃어버릴 수 있었다.

a.외모
b.직장
c.돈
d.능력

그래도 자신은 남게 될 터였다.

그래서 사랑의 동기에서 그런 기준은 배제하고 싶었다. 그녀의 존재에 부차적인 것들이니까. 그것들은 그녀의 통제밖에 위태롭게 존재했다. 지금은 매력적일지라도 어느 날엔가 사라질 것들이었다 ―더불어 그녀를 사랑하던 이도 사라지겠지.

사랑받는 이유들을 이렇게 초초하게 찾는 것과 진실을 찾으려는 데카르트의 힘겨운 여정을 연결 지어 볼 수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그의 전설적인 해답은, 몽테뉴와 갈릴레오,가상디의 철학에 내포된 회의를 넘어서는 도구였다. 이들은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을, 사물이 우리의 감각 기관을 통해 보이는 것과 진실로 같다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하는가?’ 라고 물었다(우울한 새벽 3시에 '이 사랑이 진짜라는 걸 어떻게 알아? 이게 내게 진정 의미 있는지 어떻게 알아? '하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

데카르트는 회의를 최대한 밀어내고 결론을 내렸다. 주변의 많은 것을 의심할 수 있지만, 단한가지, 자신이 현재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수 없었다. 생각하는 존재는 나무 색깔부터 지구의 모양까지 모든 것을 의심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함으로써 자기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데카르트가 <방법서설>에서도 표현했듯이 '내가 꿈을 꾸고 있고, 내가 보거나 상상하는 것들이 거짓일지라도, 생각이 내 머릿속에 있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란 말을 합리론을 표방하는 이후의 해석(소위 '데카르트' 정신)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고급 철학 강좌에 등록하고 치밀하게 생각할 줄 알아야만 자기존재를 주장할 수 있다고 데카르트는 말하지 않았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말에는 '나는 느낀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스쿼시를 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와 같은 말에 내포된, 가치 판단이 없다. 그것은 다른 모든 것이 의심스러울때 진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포착했을 뿐이다. 불확실한 것을 한 겹씩 벗겨내다가, 부인할 수 없는 한 가지 진실만 남기는 방식이었다. 그 한 가지 전제에서 다른 진실들이 소생할 수도 있었다.

사랑의 진정한 기준을 찾는 일도 비슷한 궤도를 따랐다. 회의적인 태도란, 피상적이고 거짓된 것을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랑의 동기로 규정한다는 의미일터이다. 누군가 아름답고, 부유하고, 지성적이거나 강인해서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우리가 상대의 욕망 속에서 찾는 핵심요소가 아니었다. 세월이 흐르거나 운이 나쁘면 쓸려버릴수 있는 것들이었다.

문제는 데카르트 역시 맞닥뜨렸지만 고민하지 않았는데, 확실성이든 사랑의 진정한 기준이든 불확실한 것들을 모두 벗겨내고 남는 답이 워낙 특이래서 아주 모호하다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모든 걸 의심했지만, 자신이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수가 없음을 깨달았다  -이 확실한 사실은 정말 멋진 것이지만, 그것이 진리의 본질에 관해 그에게 무엇을 말해주었을까? 그는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이것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었을까? 의심할 여지없이 옳은 말이지만, 지식을 추구하는 데는 소용이 없었다.

사랑의 동기 중 덧없는 요소를 다 뺏을 때, 앨리스에게는 무엇이 남았을까? 육체와 지성을 가진 것들을 제하니, 어떤 사랑할 이유가 남았을까?

데카르트처럼 별로 남는 게 없었다.
그녀에게는 순수한 의식, 순수한 자신, 존재한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에 사랑받고 싶은 욕망이 남았다.
앨리스가 계속 화장품을 사들인 것도 놀랄 일은 아니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