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기억, 편집 by 아리난



기록이란것을 하고나면.. 일단 지금은 잊혀지더라도 후에 언젠가는 어떤 경로나 기회로든지간에 발견하게되면 다시 떠올릴수 있게되니까 잘만 보관해두고 관리하면..완전히 없어지는것을 대비한 보험비슷한 것이 될지도 모르겠다. 

무엇이든 일단 좋은것들은 기록되기를 원하지만 나쁜것이 남아있는건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록이라는 행위속의 진짜 목적은 일어나버린 사건들에 대한 자체 편집과 비슷한것이 아닐까.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것을 보존하는 동시에 반대편에 있는 남지못할것들은 자연스레 거르는 행위..

하지만, 거미줄처럼 얽혀 일어나는 많은일들속에서 기록된 무언가로 인해 어떤 것이 떠올려 건드려지고, 어떤 기억이 되돌아오게 될지를 모르는걸 생각하면, 그렇게 쉽게 내맘대로 걸러지고 뭐 그렇게되지는 않는것같기도 하다-_;; 기억이라는건 정말 알수 없이 완전히 까맣게 잊고 잊었는데도 정말 말도안되게 어이없는 도화선을 타고 다시 살아나기도 하는거니까. 어쩌면 굳이 기록을 하여 남기는 것보단 그냥 자연스럽게 잊혀지는건 잊혀지는대로 남는것은 남는대로 안고 가는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블로그라던가 미니홈피라던가 하는곳에 그늘없이 시시콜콜 본인들의 일상에 대해 재잘거리는 지인들이나 어떤 사람들을 보게 되면 조금 복잡한 마음이든다. 아마 어느정도는 걸러지고 편집되었을 그들의 연출된 에피소드가 부러운 마음이 들때도 있고, 자연스레 나와의 비교를 통해 우울해지거나 우월해지거나 할것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왜 나는 그렇게 스스로의 일부를 노출하는데에 있어 자연스럽지 못한가 하는 생각들.. 

이곳을 만들고 무언가를 쓰자고 마음먹게 된 이유중 하나에는 그런 자신의 벽을 조금씩 깨어보려는 것도 있었는데, 하루에도 열두번식 바뀌는게 사람 맘이라고-_;; 왠지 좀 잘 모르게 되어서 방치플레이가 되고있었다;;

사실 이렇게 웹상에 나만의 공간이라는 것을 만들고,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 누군가가 공감해주고 관심을 기울여주고, 무엇보다 이렇게 글자로 배설하는 행위자체는 매우 즐겁다. 그치만, 글을 쓰는것이 즐거운 행위이기때문이라고 한다면 그냥 내컴퓨터 안에 메모장에 써도 될법한 사소한 것들을 굳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포스팅을 한다는것에 왠지 또 의문이 들었다-_;;; 모르겠다. 일단나는 생각이 너무 많고;;;;;;;;;;; 아. 이게 문제인건가ㅋㅋ 

레시피같은거는 일단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노하우를 공유한다는 취지니까 포스팅하는 대상이 어디까지나 딱히 누군가를 향하고 있진 않지만 '타자'이다. 그리고 이렇게 지껄임이라던가 하는 것들은 일기같이 그냥 뱉어내기 위함이니까 대상이 없다. 대상이 딱히 없는 많은 글들을 비공개로 혼자 담아두고 있긴하지만 그럴거면 왜 블로그를 하는걸까 나는-_;;;;

뭐, 일단은 배설이겠지. 그리고 약간의 생존신고와 비슷한 심정?
언니네 이발관 이석원씨는 많은 사람들이 생의 의미를 찾기위해 블로그를 하고, 글을쓰고 무언가를 남긴다고 하더라. 나도 그런걸까나ㅎㅎ

그치만 일단 글읽는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사진이라던가 에피소드라던가 나하고 전혀상관없는 다른사람의 포스팅을 보고 왠지 웃기도 하고 그래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니까 누군가도 나를 보고 그럴지 모른다는 맘으로 일단은 계속 꾸준히 해보기로. 넓은 우주속, 나같은 사람도 살고있다는 먼지같은 작은흔적. 아, 나에게 기록이란 이런건가.


그런데 이런 와중에 지금 밖에서는 까마귀가 우는구나-_;;;;;;;;;;; 이동네는 아침마다 까마귀가 자주 우는데 왜그런걸까;;
주로 새벽생활을 많이 하고 있는 요즘에는 해가 뜰 시간쯤에 무언가를 주섬주섬 먹고 있을때가 많은데, 그럴때 까마귀가 울면 기분이 묘해진다-_;; 우물우물 하고 있는데 까마귀 BGM-_-

까마귀가 울면 재수가 없다건가.. 누군가가 죽는다던가 하는 얘기를 어렸을때 들었기 때문일까? 쨋든, 아침을 시작하는 사운드 비주얼로는 썩;; 쌍큼하진 않구나;;;; 정화를 위해 우렁찬 양방언을 들어야겠다;;;;;;;;;;;;







덧글

  • 2009/11/11 09:1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아리난 2009/11/11 09:35 #

    ㅎㅎ맞아요 그래서 무언가를 기록해서 남겨둔다는게 약간은 겁이 나요;;; 뭐 그런것들도 다 다 내 모습들중 하나겠지만;;; 그래도 왠지 무언갈 남긴다면 이왕에 좋은것이였으면 좋겠다는 욕심이겠죠?-_;;; 나중에는 봤을때 손발이 오그라드는 그런거 너무 무서워요ㅋㅋㅋ 그래도 되도록 유쾌해지려고 하는데 잘 안되는것 같아요ㅋㅋ
    그래도 공감이 되신다고 하니.. 제가 오히려 코알라님께 위안을 받네요 ㅎㅎㅎ
  • 에셉 2009/11/21 08:50 # 답글

    남겨진 기록을 나중에 다시 되돌려보면서,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서 삭제하고 난 뒤.. 왠지 다시 포스팅이 하기 싫어지더라.

    그때에 비해 나는 성장한건가, 혹은 사회에 길들여진건가.. 하는 생각이 문득. 혹은 성장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이 사회에 길들여진다는 뜻인건가?
  • 아리난 2009/11/22 01:40 #

    아 최근 포스팅 안하는건 그런 이유도 있는거?ㅎㅎㅎㅎ
    나도 약간 그런게 걱정되서 일부러 나에 대한 무언가가 기록되는걸 많이 차단하고 피하고 그랬었는데, 사실 대부분 나중에 봤을때 후회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긴해요ㅋㅋ후회까지는 아니여도 손발이 오그라든다던가ㅋㅋㅋ

    그래서 어쩔수 업겠거니 하고 어느정도 체념하고 후회해도 할수없지ㅋ 그런 편한 마음으로 남기되, 무언가를 남길때는 최대한 생각하고 정성들여 만드는 방향으로 타협했는데.. 내가 생각한건 나중에 느끼게될 무언가가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보다는 일단 뭐라도 하고나서 후회나 챙피함이라도 느끼는게 나은것 같더라구요-_;;; 그것도 어떤의미의 반성인거고 뭐라해도 내가 남긴것들이니까라고 스스로에 대해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되, 다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것도 어떤 연습이 필요한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성장의 의미가 사회에 길들여진다는 뜻..이라고는 생각하지않지만 성장이란것이 안목이 좋아지고 시야가 넓어진다는 의미도 있을테니, 본인만이 아닌 주변 상황들같은 것들까지 포함해서 생각하게 되니까 사회에 길들여진다고 생각하는거 아니예요? 약간 다른거 같애ㅎㅎ 오히려 본인을 좀더 객관적으로 볼수있게 되었다 정도가 아닐까?


  • 에셉 2009/11/22 07:02 #

    응, 객관적으로 보게된 동시에 스스로를 알 수 없게 되었어.

    전에는 좀더 ..어찌보면 근자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그런 어디서 온지모를 자신감에 넘쳐서ㅋㅋㅋ 순간 순간 내가 벌이는 일에 무조건 돌진했었거든. 뒷수습이나 주변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한다든가, 혹은 내가 옳은 건지에 대한 의문은 거의 없었어.

    그런데 나이 들고 돌이켜보면 '그땐 왜 그랬었지?' 하면서 후회하게되잖아.
    그리고 그때의 내 확신을 지금의 내가 부정해버리면서 순간 순간 내가 갖게 된 확신이라는 것을 의심하게 되어버린거야. 그래서 뭔가를 하면서도 '잘 하고 있는건가' 라는 의문을 지속적으로 품게 되고, 그게 소심해진 것과도 연결되는거겠지?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다고는 해도, 그런 자신의 시선조차 믿을수가 없게되니까 문제인거겠지.

    왠지 최근의 고민거리가 전부 하나로 합쳐지는 느낌이네. 역시 사람은 글을 써야 하는가. 글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니까 뭔가, 나라는 인간이 정사각형 투명한 상자 안에 차곡 차곡 집어넣어져서 밀도와 질량을 단번에 알 수 있게 된 느낌인걸.
  • 아리난 2009/11/22 15:40 #

    너무 극과 극인걸 근자감에서 근소감?ㅋㅋㅋㅋ 차곡차곡 분석해보아요(나는야 분석매니아ㅋㅋㅋㅋㅋ)

    1.언니도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겠지만.. 언니가 예전에 가지고 있던 근자감에 현실적이라든가 뭔가 여러가지 부분이 결여되있다는 건 분명 치명적인 단점인건 사실 맞음. 일단 예전에 그렇게 넓게 생각하지 못했던건 잘못이긴한데 이미 잘못해버린채로 지나버린 세월은 돌릴수 없는거니까 어쩔수 없잖아요?ㅋㅋㅋㅋ

    2.그래서 어쩔수없으니까ㅋ 일단 접어둔다 하더라도 다시는 비슷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결론을 잘 정리해두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그래서 글을 쓰고 기록을 남겨야 하는 이유중에는 그런 부끄러운 과거를 자꾸 반추해볼수 있는 계기를 남길수 있다는것도 있는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람은 잘 잊어먹으니까 자꾸자꾸 복습하지 않으면 또 잘못하고 실수하기 쉽더라구요.

    3.음 그래서 '소심'이 아니라 '조심'하면 되는게 아닐까 생각해요. 신중해지는 만큼 약간은 전보다 과감한 부분은 줄어들수 있겠지만 그런게 성장해가는 자연스러운 변화중 하나일수도 있을것 같아요. 중요한건 어느하나에만 치우치지 않고 과감함 자신감 신중 현실 배려 뭐 이런 많은 항목들 사이의 밸런스인것 같고, 점점 철이 들수록 그런 밸런스를 맞추는 일에 조금씩 능숙해지고 그런게 아닐까?

    4.개인적인 결론으로는 1,2,3을 헛짓으로 만들지않기위해 가장중요한건 '실천'인것 같아요. 분석하고 반성을 아무리 많이해도 실제 행동으로 그런 반성의 결론들을 옮기지 않으면 끊임없이 잘못->반성->자학 사이를 무한루프만 돌게되더라구요. 이래저래 생각이야 많겠지만 전에도 얘기했듯이 지금도 충분히 괜찮으니까 그냥 조금 조심하면서 편하게 하면 되는것 같은데? 너무 위축되있어ㅋㅋㅋㅋ 고민만한다고 달라지는건 없으니 꼬물꼬물 조금씩 움직이면서 수정해가면 되는거아닐까?ㅎㅎㅎㅎㅎ

    5.생각이라는건 결국 말로 하는거잖아요. 그래서 글쓰면서 글을 고치고 정리하면서 생각이 정리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것 같기도 해요. 결국 인간은 언어의 노예일지도 모르겠지만? ㅋㅋㅋ 나름 이런과정들을 즐기게 되고나서는 잼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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