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다시 복습. by 아리난



공각기동대를 다시보기 시작했다.
시간이 많지 않을때는 일에만 집중하는것이 좋은데도, 자꾸 이런저런 생각들이 정리가 되지 않아 일이 안돼ㅠㅠ 결국 생각 좀 정리하고 다시 일하려고 이것저것들을 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이... 그리고 난 공각기동대를 보고 있....

후딱 세편을 보았고, 예전에 보았던것과 또 다르다. 벌써 세번째인데도 아직도 새로운 부분들이 많다.
대체 이 인간들은 15년도전에 무슨 생각으로 이런걸 만들수 있었는지 볼때마다 화가 날정도로 감탄한다. 그리고 매번 볼때마다 이해하는 의미가 다르다. 아마 내가 점점 성장하면서 조금씩 이해할수 있는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겠지?
공각기동대랑 에반게리온은 대단해 정말. 인류의 역작-_;;; 정도 되지않을까?


재능있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이런 작품을 만들기로 결정했을때 제일 먼저,그리고 중요하게 고민한것은 아마도 첫씬을 어떻게 만들까에 대한 것이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본 공각기동대 1기의 첫씬.


" 세상에 불만이 있다면 자신을 바꿔라.
그게 싫으면 눈과 귀를 가리고 입을 다물고 고독하게살아라. "




캬. 언니 멋져.

처음보았을때도, 두번째 보았을때도 이 장면을 보긴 보았을텐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던것은 아마 그때에는 별로 중요하게 눈여겨보지 않았기때문일테고, 내가 어렸기때문이고 지금보다 훨씬 더 미숙했기때문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젠 잊지 않겠따-_;;;  진리다 진리. 그런데 저 장면을 보고나니까.. 점점 오덕이나 히키코모리들이 많아지는건 저런 이유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암튼 계속 정독하면서 다시 복습할 생각인데 몇편 보는동안에 흥미로웠던건, 오히려 본편보다 엔딩곡이 끝나고 나서 잠깐 나오는 '타치고마의 하루'에 나오는 타치고마의 말이였다.


Episode 1



유선을 쓰면 떠올리는 것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어째서 그런 원시적인 수단을 써야 하지?
정보전달은 고속화되면될수록 유리하니까 그런 원시적인 프로토콜은 인간을 포함해서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의 없음
- 맞아, 맞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우리들이 고성능 언어구동장치와 그리고 그것을 아낌없이입출력할 수 있는 발성기를 장착하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봐
언어전달이라는 점에서는 확실히 언어는 결점 투성이야
- 음성이나, 문자나

언어가 정보전달의 도구라는 고정적인 사고방식이 가장 문제가 아닐까?
사실 언어에는 도구로써의 역할 이외에도 무언가 있지 않을까
- ZZZ

이봐
그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소령은 수다 떨지 말라고 하는 걸까?



Episode 2



말이 지닌 표면적인 정보 전달 능력이 아니라
언어 자체가 지니는 자기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였냐고




'자기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이라는 문장을 보고 도저히 일이 되지 않아서 한참 생각했다.


가정A
매트릭스에서처럼 세계가 하나의 프로그램이고, 인간은 그 프로그래밍된 세계속에서 존재하는 각각의 독립된 객체라고 가정해보자.

언어라는게 단순 정보전달의 기능만을 하는것이 아니고, 특정 단어나 문장으로 된 암호를 입력하면 작동하거나 폭팔하게 되어있는 바이러스나 폭탄처럼, 인간도 그런 비슷한 로직으로 작동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면, 암호로 추정되는 여러가지 것들을 연달아 입력하고 경고음을 들으며 암호를 푸는 과정과, 생각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경험을 하거나 하는 등의 일련의 시행착오의 과정을 통해 어떠한 '언어'을 생성하면 미션을 클리어하는 과정은 같다고 봐도 되지않을까? 그래서 유레카!를 외치며 (언어의 형태를 한)어떠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을때에 해소되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게 아닐까?

인류 역사 전체를 하나의 게임이라고 가정해보면, 플레이어는 바뀌지만 게임은 계속되어 점차 클리어 해갈수록 역사의 끝 어딘가에 존재할 그런 엔딩의 방으로 달려가게 되는걸까?


가정B
언어나 말이라는건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존재하는 문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기호체계가 아니라, 일종의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매게체라는 가정. 이쪽은 거의 입증할순 없지만 거의 사실로 믿고 있는것중에 하나이기도 하고, 아직 정리는 덜 되지만 가정A와도 통하는 부분도 있고...

폭풍 화제가 되었던 시크릿의 법칙은 말그대로 생각하는대로, 말하는대로 이루어진다는것이고. 그리고 새해에 덕담으로 좋은말을 해주거나 소원을 비는것은 말에 힘이라는게 있어서 그렇게 만들어진다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언어, 특히 말이라는거에는 일종의 힘,기운,말하자면 내공같은거나 아우라라는걸 전달하는 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프린지에서 박사가 얘기하듯이 어떠한 전기적 신호를 언어의 형태로 해석할수 있다고 하면, 사람은 일종의 반도체 같은 존재라서 통하는가 안통하는가-_;; 를 구분할수 있는데, 이건 굳이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같은 공간에 있는것만으로도 좋은 기운과 나쁜기운을 구별할수 있고, 이 좋고 나쁨은 절대적인게 아니라 상대적인거라서 나에게는 맞는 기운과 맞지 않는 기운으로 구별할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런 기운은 말(혹은 스킨쉽등의 어떤 접촉이나 신호)을 주고받게되면 더욱 신호의 세기가 증폭되어, 그 사람에 대한 강한정보를 전달하게 되고 호불호를 더욱 여실히 알수있게되는거다. 그래서 문장과 대화와 스킨쉽이 중요 중요한거.

- 라는게 나의 가정B.



인간은 왜 동물과 다르고, 인간으로서의 독립성이나 특징같은건 무엇이고, 과연 인간이 그렇게 대단한 존재일까 왜 인간이라는걸가. 그런것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많은것들이 있지만, 일단 확실한건 언어.

인간은 지구에 존재하는 어느 생물체와도 구분되는 '언어'를 가지고 있다.
꿀벌이 어떤 신호를 통해 멀리있는 동료에게 의사소통을 하고, 박쥐는 초음파로 돌고래는 초고음으로 어떤 동물은 분비물이나 냄새로 의사소통을 하는것과 인간의 '언어' 다른것은 인간의 언어는 기록해서 시각화할수있고, 1:무한대 의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시공간을 초월한 소통이 가능하다는것, 조작도 가능하고. 화자와 청자를 조작할수도 있고.

등등.


샤르트르가 말했다.
"죽어가는 어린아이 앞에서 <구토>는 아무런 힘도 없다"

이에 장 리카르두가 반박했다.

"한 어린아이가 굶주려 죽는다. 물론 그것은 추문이다. 문학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

문학은 인간을 다른 것과 구별짓는 드문 행위들 가운데 하나다. 인간이 다양한 고등 포유류와 구별되는 것은 문학을 통해서다. 인간에게 어떤 특별한 얼굴이 그려지는 것도 문학을 통해서다. 그러면 <구토>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책(과 다른 위대한 작품들)은, 단순히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한 어린아이의 아사가 추문이 되는 공간을 규정한다. 이 책은 그 죽음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

세상 어딘가에 문학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한 어린아이의 죽음이 도살장에서의 어떤 동물의 죽음보다 더 중요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두가지 생각이 든다.

한 어린아이의 죽음이 어떤 동물의 죽음보다 더 중요할수 있는 이유가 되어주는 문학과 예술의 존재감.
그리고 과연. 한 어린아이의 죽음은 어떤 동물의 죽음보다 더 중요한가. 어떤 죽음은 다른 죽음에 비해 정말 큰 의미가 있는걸까.

죽어 없어지는 생명앞에 '중요'한것이라는게 과연 맞는말일까.
...갑자기 너무 머리가 복잡허다 -_;;;;



그리고 역시 의미심장했던 오프닝 화면.

< 넘쳐나는 정보들이 감각을 마비시켜 개인의 의사마저 획일화시켜버린다 하더라도
개개인이 다두 속에서 정체성을 확립할 만큼 정보화되어있지 않은시대 >



이런 능력자들 ㅜㅜ


그나저나.. 타치코마를 좋아하는 어린양에게 레이님께서 선물로 친히;;; 프라모델을 보내주셨는데, 요새 여유가 없기도 했지만 안만들어봐서;;; 당췌 감이 안와서 망치면 안되니까 섣불리 시작을 못하고 있다.

이번 일 끝나면.. 찬찬히 공부해가면 조립하고 도색해봐야지. 내가 또 한 편집증 하는데다가 나름 미술전공자잖아?-_;; 나 왠지 잘할수 있을거가타ㅋㅋㅋ  ....라고 셀프 독려;;;;


고맙습니다! ㅎㅎ








덧글

  • aa 2010/03/28 20:36 # 삭제 답글

    그런거없고 전신 슈트차림의 소령은 에로가 쩔지여
  • 아리난 2010/03/28 20:41 #

    실사판 제작 원츄해요 -//-
  • aa 2010/03/28 21:06 # 삭제

    실사판은앙대!
  • 유생리 2010/03/29 12:25 # 답글

    저는 자기 프로그레밍을 '자기세뇌'라고 봤는데 이런 가설을 세우다니, 매우 흥미롭군요.
    PS>소령의 슈트는 세계제일!!!!!!
  • 아리난 2010/03/29 19:59 #

    완전 하이패션이예요 하이패션. 이미 95년에 레깅스 수트에 볼레로와 스키니진을 유니폼으로 입고 있던 소령은 완전 여러의미에서 얼리어답터?ㅋㅋ

    자기 프로그래밍을 '자기세뇌'라는것도 일리있는것 같고 어떤 의미로든 다 통하는 부분이 있는것 같아요. 저는 일종의 코드나 암호=주문 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정리는 잘 안되네요-_;;;;
  • 안녕하세요 2010/04/02 12:16 # 삭제 답글

    솔직히, 자기 프로그래밍이라는 말은
    동물에는 그 발전이 미미한 언어를 통해
    인간이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의식을 빗대어서 말하는 것 같네요.
    뇌에 관한 책을 읽어보면 인간에게 흥미로운 점이 그런 것이라고 하기도 하구요.

    만약 인간 뇌를 컴퓨터라고 한다면 프로그래밍 언어는
    인간의 언어와도 같으니 확실합니다.
  • 아리난 2010/04/05 21:57 #

    반가워요 안녕하세요님ㅎㅎ
    확실하다고 해주시니 아예 틀린 가설은 아닌것 같아 다행인데요?ㅎㅎ 그럼 소설을 쓰고 시를 쓰고 언어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류의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들이라고도 생각할수 있겠네요 잼있는데요? +_+
  • googler 2010/04/02 17:46 # 답글

    공각기동대 훌륭하지요? :-)

    동물에게 언어가 없는 게 아니라 동물에겐 더듬이가 더 발달돼 있어서 인간보다 더 규격화된 말로 지능이 될 이유 자체가 필요없는 게 아닐지 싶습니다.

    사람은 말을 해야 살지만 동물은 말이 없어도 그냥 지들끼리 통하는 뭐 그런 게 있는 거 같어요, 그게 지들 언어겟지요.

    단, 사람들처럼 이론이 없다는 거겟지요.
    그래서 인간은 동물을 지배할 수 있는 거이고, 또 동물에게 배워야 할 점을 말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라고 동물한테는 사람의 말이 아닌 사람의 감정만을 주셨나봐요, 절대주가 있다면요. 동물이 감정 있는 거 키워보시니까 느껴지시는지 궁금하군요. :-)
  • 아리난 2010/04/05 22:00 #

    네 공각기동대 너무 좋아요. 세상에 매번 볼때마다 감탄해요.

    당연히- 너무도 당연히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지요. 얼마나 절절히 느껴지는데요ㅋㅋㅋ 뭐 십년정도 키웠으니 정이 들어서 그럴수도 있지만 이젠 왠지 심심해하거나 삐졌다거나 배고프다거나 화장실이 가고싶다거나 이런 세세한것까지 눈치챌수 있게된것 같아요ㅎㅎㅎ

    꿈뻑꿈뻑하는 그 눈동자를 들여다보면 얼마나 많은 희노애락이 느껴지는지 신기하다니깐요ㅋ
  • kumi 2010/05/17 11:44 # 삭제 답글

    저도 3일전부터 복습에 들어갔습니다.^^ 극장판과 티비시리즈...다시보니 또 다른 느낌이랄까... 이제 좀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고...ㄱ-;;(이..이런거였던가;;) 역시 명작이다라고... 다시금 느꼈습니다.
  • 아리난 2010/05/19 16:06 #

    그쵸! 뭔가 볼때마다 아 이게 이런거였어?? 라고 깨닫는 부분들이 생겨요. 이런게 명작인가봐요. 어릴때는 마냥 뜻도모르고 좋고, 점점 나이들면서 하나둘 의미를 알게되면 더 깊이빠지게되고 ㅎㅎ 알면 알수록 진국이라는 느낌??ㅎㅎ

    얼마전에는 안녕 절망선생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는데 거기에 소령님 패러디가 나와서 빵 터졌어요ㅋㅋ 돌고도는 오덕의 세계??ㅋㅋ
  • sentence 2010/06/23 10:21 # 답글

    복습만 8번씩 한 사람입니다. 근데, 볼때마다 새로운걸 느껴요. 아무리봐도 질리지 않는 신기한 작품입니다 ㅋㅋ
  • 아리난 2010/06/27 01:44 #

    오호ㅋㅋ 복습만 8번이라니 대단하신데요
    질리진 않을것 같긴해요. 워낙 명료하게 풀리지 않는 부분들이 많기도 하고 여러가지 새헉이 가능하니깐ㅎㅎㅎ

    그나저나 심혈을 기울여 편집한 영상과 사진은 저작권 문제라며 삭제됐네요 이렇게 과감히 삭제하다니 OTL
  • sentence 2010/06/27 16:24 #

    ㅋㅋㅋ 고생한 보람이 없네요. 그 심정 이해합니다..ㅜ
  • 아리난 2010/06/28 03:41 #

    ㅋㅋ네 전혀-
    뭐 할수없죠 날린건 날린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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