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 by 아리난



전에는 외로움과 행복은 양립할수 없는것이라고 생각해서 늘 무서웠다. 불행해질까봐.

그런데 지금이 되어 생각보니 꼭 그런건 아니더라. 고독해도 행복해질수 있더라. 
요즘은 문득문득 아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건가ㅋㅋ 싶을정도로 행복하다. 
느즈막히 눈을뜨면 굳이 서둘러 몸을 일으키지 않아도 되는 아침, 방바닥은 뜨끈뜨끈하고 강아지는 등을 맞대고 쌔끈쌔근 잠들어있다. 이런 평화라니 왠 호사인가ㅋㅋ 평화의 대가는 비쌌지만 -.-
아주 오랫동안 왜 나에게 이런일들이 생기는지, 원망도 많이하고 자책도 많이하고 힘들었다. 
그치만 정말로 지금에 와서야 느끼는거지만, 정말 세상은 그사람이 감당할수 있을만큼의 시련을 주는건지도 모르겠다. 시련따위 보란듯이 뻥차버리고 일어나 당당하게 행복해지라고 계속 연습할 기회를 주는걸까.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할수있게 되다니 이것도 왠 호사인가ㅋ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지금 다행이라고 할수있는게 정말 다행이다. 
 
행복하지 않다면, 살아갈 이유가 없다면, 만들면 된다.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면, 애정을 쏟을 무언가를 만들면 된다. 

의미없는 인생이라면, 의미를 만들어나가면 되는거다. 


스스로에게 당당해지지 못한다면 결코 행복할수 없다. 
비겁하고 쪼잔하게 불행한 인생을 질질 끌어나가 하루하루 연맹봐야 무슨 의미가 있는가. 
밥버러지 같은 인생은 싫다. 그러고보면 참 무서운 말이다 밥버러지ㅋ 인간에게 할수있는 최고의 모욕 아닐까-_;;


내가 나약해서 외로움에 져버리면, 비겁하게 숨어버리면, 아주 금방 불행하고 비참해진다는걸 아주 제대로 배운 시간들이였다. 

외로움은 친구같은 거다. 있는듯 없는듯 늘 내곁에 있는 ㅋ
그렇게 오랫동안 함께해온 소중한 친구를 굳이 내치려 하지말자. 



"병원이어서 그럴거야." 미도리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다 그래. 냄새나 소리, 가라앉은 공기, 환자의 얼굴, 긴장감, 초조함, 실망, 고통, 피로- 그런것들 때문이야. 그런것들이 위를 옥죄어서 식욕을 돋지 않게 만드는거야. 하지만 익숙해지면 그런것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져. 그리고 밥을 든든하게 먹어두지 않으면 병간호를 할수 없다고. 정말이야. 
난 할아버지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까지 네사람이나 병간호를 해왔기 때문에 잘 알고 있어. 무슨일이 갑자기 생겨서 제때 밥을 먹을수 없는 경우도 있거든. 그러니까 먹을수 있을때 든든히 먹어두지 않으면 안돼."

"네말 이해할것 같아." 나는 말했다. 

" 친척분들이 문병을 오면 여기서 함께 식사를 하거든. 그러면 모두 너처럼 절반쯤은 남겨. 그래서 내가 꿀꺽 모두 먹어치우면 '미도리는 기운이 넘쳐서 좋겠다. 난 가슴이 꽉 메어서 더 먹을수가 없는데.' 라고 말하는거야. 하지만 병간호를 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다 웃기는 소리지. 다른 사람들은 어쩌다 한번 찾아와 동정만 하다 갈뿐이잖아. 대소변을 받아내고, 가래를 받아내고, 몸을 닦아주는건 나란 말이야. 동정만으로 대소변을 받는일이 해결된다면, 난 남들보다 50배 정도는 동정할거야. 

그런데 내가 밥을 다 먹으면 다들 나를 비난하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미도리는 건강해서 좋겠다.'는거야. 다들 내가 무슨 짐수레라도 끌고 다니는 당나귀 정도로 여겨지나 봐.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사람들이 왜 하나같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걸까? 입으로는 무슨 말이든 못하겠어? 중요한건 대소변을 받아내느냐의 여부라고. 나도 상처받을때가 있다고. 나도 기진맥진할때가 있고, 마냥 울고싶을때도 있다고. 쾌유될 가망도 없는데 의사들이 달려들어 머리를 열어놓곤 이리저리 만져대는 그런 짓을 몇번이고 되풀이하고, 또 되풀이 할때마다 악화되어서 머리가 점점 이상해져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줄곧 지켜보고 있어봐, 견딜수가 없단 말이야. 게다가 저축해둔 돈은 점점 줄어들어가지, 앞으로 3년반이나 남은 대학을 마저 다닐수 있을지도 알수없고, 언니도 이런 상태로는 결혼식도 올리지 못할거고."


"인생이란 과자상자라고 생각하면 돼.

과자상자에는 여러가지 과자가 가득 들어있는데, 거기엔 좋아하는 것도 있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것도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것만 자꾸 먹어버리면, 그닥 좋아하지 않는것만 남게 되거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 지금 이걸 겪어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과자상자라고."


"음, 하나의 인생철학이긴 하네."

"하지만 그건 정말이라고. 난 그걸 경험으로 배웠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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