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인맥관리
2009/07/02   인간.관계.인맥.관리 [8]
인간.관계.인맥.관리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맥, 혹은 인간관계 란 것에 대한 고찰.

학연과 지연등등에 완전에 자유로울수 없는 사회 속에서,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하고 살아가면서 인맥이란것을 무시하기는 당연히 힘들고, 어느 정도는 인맥이란것에 신경쓸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 인맥,인간관계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딱히 대신할만한 적당한 단어가 없네 -_;;)

얼마전에는 이런일이 있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나름대로 내생각에는(이 부분이 큰 오류인지는 몰겠지만-,.-) 꽤 친하다고 생각하고 가까웠다고 생각했던 동갑내기의 남자아이가 있었다.
회사라는 곳에서 만났으니까 사적인,개인적인 친분과는 별개로 생각해야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있었던 회사의 분위기 자체가 그렇게 딱딱한 피상적 업무만을 위한곳이 아니였던데다가, 같이 회사를 다니는 동안은 회사에서의 근무시간 이외에도 상당히 많은 시간을 다른 지인들과 함께 어울려다니고, 이래저래 다사다난한 일들을 많이 겪었기에, 굳이 정의내려 생각하기는 나는 그아이를 어느정도 개인적인 친구정도되는 레벨쯤 생각하고 있었다.

나도 지금은 그곳을 나왔지만, 그 친구는 나보다 한참 먼저 학교를 계속 다니기위해 회사를 그만두었고, 원래 잔정이 많은 나인지라 나름대로의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기에 같이 친하게 지내던 몇명의 사람들과 같이 식사라도 하자며 약속을 잡았다. 

모임이나 약속을 만들때, 만남이 약속된 사람들이 모두 각각 다른 회사, 학교등의 소속을 가지고 있고, 사는 지역도 사방으로 흩어져 있고 각기 다른 인생들을 살고 있어 각자의 스케쥴이 서로 맞지 않음은 당연하기에, 다같이 모여 밥한번 먹는 조촐한 자리한번 가지기가 생각보다 쉽지않고 여러번의 번거로운 의사소통 끝에 겨우겨우 서로에게 편리한 시간과 날을 잡을수있는건 누구라도 알거다.

어쨋든 그렇게 여차저차 약속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당일이 되어서 그 아이에게 온 연락- 할머니가 갑자기 아프셔서 할머니가 계신 지방에 내려가야 해서 못갈것 같아 미안해.

그래. 뭐 할머니가 아프시다는데 못올수도 있지 라고 물론 당연히 이해할 수 있는 문제였지만, 할머니가 지방에 계신게 아니라 같이 산다고 들었던것 같은데 지방에 내려간다고 하는것도 좀 의아했고, 뭐 이래저래 대화는 오고갔지만 뭔가 석연치 않았고, 그냥 나오기 싫어서인것 같았다. 뭐- 정말로 할머니가 지방에 계시고, 편찮으시고 그런 진정으로 급박한 상황이었을지도 모르고 내가 곡해하고 있는건지도 모르니까 그려려니하고 넘겼지만 그냥 어디까지나 내느낌은, 정말 실제로 사정이 생겨서 약속에 못나올거라고 말하는 건 아니구나 싶었다. 
별로 만나는게 내키지 않았다거나 우리를 굳이 볼 생각이 없었기에 그냥 그렇게 적당히 기분상하지 않도록 약속을 잡고 캔슬하는 거구나- 라는게 내가 생각하는 그 아이의 생각이었다. 뭐 어디까지나 진실은 당사자밖에 모르겠지만 -

뭐 그래서 그날은 그냥 우리끼리만 만나서 밥을 먹고 걍 놀다가 그렇게 그날은 지나갔고,
나는 그 친구에게서 받은 뉘앙스가 썩 상큼하지 않았기에 그날 이후로 따로 연락을 하거나 할생각은 없었고, 걍 뭐 볼일이 생기면 보는거고 아님 말고 그러고 있었는데

음. 그렇게 소식없는 몇달이 지나고 한참 일하고 있는중에 메세지가 왔다.
그 친구 왈, 자기가 회사메신저 말고 개인적으로 쓰는 메신저라면서 잘 지냈냐며 블라블라블라 -
얘가 갑자기 왜이러지 싶었지만 그래도 내가 오해했을수도 있으니깐 걍 아무생각 없이 서로의 안부와 근황을 묻고 예전과 다름없는 대화를 정말 한참 나눈 이후에 그친구가 하는말. 아 그런데 말이야 부탁이 있는데 -

그렇게 한참을 허물없이 의도없이 반가움에, 그렇게 제법 긴 대화를 한 이후에 메신저 창에 올라오는 저 몇마디에 완전 정이 떨어졌다. 별로 막 엄청나게 대단한 부탁도 아니였고, 사소한 자료 몇개를 쥐어주면 되는 별것 아닌것이었음에도, 의도가 있어 먼저 접선해노코 어쩜 한개도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다가 본론을 꺼내는 대단한 능청-
훗 역시 그런거였구나. 그래 알겠따.
그냥 차라리 처음부터 부탁이 있다 라고 하면 될것을 그렇게까지 빙빙 돌아서 본론을 숨겨야만 했던 그 아이의 순수하지 못함이랄까 영약함이랄까 뭐 그런것들에 순간 질려버렸다.

그냥 너는 그런 아이구나. 혹은 너에게 난 그런 필요에 의해 찾는 어느정도 관리해 두어야할 관리대상의 인맥중 하나?
이렇게 별거 아닐지 모르는 사소힌 에피소드 몇개와 그 아이와의 대화를 나누면서 내내 느낀건, 난 너의 인맥관리대상이 아니야- 적어도 난 널 관리하진 않았어. 

그래 나도 나약한 인간인지라 혼자 살수만은 없어 어쩔수 없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필요에 의한 부탁을 하고 그렇게 살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언젠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필요를 대비하여 진심을 속이고 거짓을 말하고 그렇게 말그대로 인간관계관리해야 하는것이 반드시 옳은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내가 어떤 부탁을 하기에 앞서 구구절절히 서두를 달지 않고도, 염치불구하고 폐를 끼칠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약간의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해주는 것으로 상대방도 기꺼이 약간의 수고로움을 감수해줄수 있는, 그 정도로 서로가 그 이상의 마음상할 일이 없는 정도의 건강한 관계가 맞는거 아닐까.


달갑지 않은이에게까지 웃는 낯으로 굽굽신 해가면서까지 내가 필요로 하는것이 있다면 그냥 내가 할수있는 선에서 얻으려 애써보고, 그래도 안된다면 그냥 시원하게 포기하고 울겠다. 남의 손을 빌어야만, 게다가 마음이 없는 타인을 통해 얻을수 있는것이였다면 애초에 내것이 아니였던거잖아.

누군가는 인맥관리란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임에 어쩔수 없이 해야하는 숙제라 말할지 모르겠지만, 누구라도 내가 누군가에게 '인맥관리대상'이된다는 건 불쾌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어찌됬건 그렇게 생각했던건 나의 선택이었던거고 그 선택이 틀렸음에 속상하더라도 아님 할수 없는거겠지. 훗
그냥 최소한 나는, 나라도 누군가를 대할때 관리를 한다거나 하는 차원으로는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을 대하며 살아가는 정도가 내나름의 최선인것 같다.

서점에 가보면 인간관리의 중요성, 인맥의 필요성, 인맥관리의 기술등등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많은 책들이 있고, 최근들에 인맥관리쪽에 관계된 웹서비스도 여러개 나왔지만, 과연 그러한 관리로 이루어진 인간관계라는 것들이 정말 제대로된 관계인걸까 하는 의아한 생각이 많이든다.

순간이나마 대화가 즐거웠거나 마음이 통했거나 해서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된거 아닌가- 그리고 그렇게 가지고 있는 좋은 마음을 왜곡하지 않고 표현하고, 그사람을 위한 좋은 방향으로 배려하면 되는거 아닌가? 그 이상의 관리를 위한 기술이라는건 뭐지??
좋은 사람에겐 좋은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이고 그래서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사람들을 만날수 있는거고, 억지로 애쓴다고 그렇게 되는게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되는거 아닌가.
그렇게 일부러 애써 만든 관계속에서는 얼만큼의 진심으로 대할수 있을까?

며칠전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살면서 결국은 그런 사람들도 필요해지기 마련이니까 어쩔수 없이 관리해줘야 하는거 아니니.
혹시 내가 이래서 굉장히 불편한 삶을 살거나 손해를 참 많이 볼지도 모르겠지만, 뭐 그것도 내가 선택한거니깐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스스로가 납득되는 방향대로 살되, 손해는 감수하며 살겠다 말했다.

그렇게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의 인생이니까.
진심이 아닌 마음으로 타인의 손을 빌리지 않아 조금 불편하더라도, 차라리 손해를 보더라도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소중한 사람들을 아끼면서 스스로의 인생을 잘 꾸려갈수 있으면 되는것 같아요. (라고 왜 난 여기서 대답하니ㅋㅋ)

암튼요 ㅎ



by TakeTree | 2009/07/02 15:49 | _공장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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